글: 하은 저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처음 FIPS를 알게 되었습니다. 열린 세미나 <‘다종’으로 ‘안보’를 다시 상상하기>는 우리가 평소에 접해 온 안보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요약하자면 첫째, 안보를 국제 정치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제한하지 않고, 우리가 평소에 영위하거나 염원하는 “일상”을 지키려는 실천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 둘째로는 이때의 안보에 언제나 인간 너머 “다종”의 존재들 및 이들에 대한 종차별주의가 함께 얽혀 있다는 점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표에서 다뤄진 제주도 애월 지역의 인프라 개발, 중국발 황사나 생물종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 담론, 취미로 어항을 가꾸는 “물생활” 등은 그러한 안보적 실천의 구체적 사례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실천들 속에서 특정한 종류의 몸들이 포함/배제됨으로써 일상이 구축되고 있다는 점, 그러한 일상을 만드는 데 동원되는 인프라의 연쇄들이 다시금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재/생산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필 수 있었습니다. 열린 세미나를 통해 저 또한 제 주변 ‘일상’의 면면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 재개발로 인해 밀려난 성매매 종사자들을 포함한 기존 주민들, 길고양이들, 나무들 등 (비)인간 존재들이 떠올랐고, 장애인 이동권 시위와 전동 휠체어를 둘러싼 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거나 영위해 온 일상이 당연하지 않으며 모든 종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한 일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종류의 삶들은 배제되고 마모된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종의 관점에서 일상의 안보를 다시 보는 것에서 출발해 우리가 앞으로 어디에 개입하고,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찾아나가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로 느껴졌습니다. 다시 한번 재밌고 유의미한 세미나를 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