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미나/후기] ‘다종’으로 ‘안보’를 다시 상상하기 by 상현

글: 상현 지금의 안보 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큰 동력은, 그 체제에 의문을 갖지 않게 만드는 아주 일상적이고 내밀한 감각들에 있지 않을까? 전쟁의 참사가 보여주는 스펙터클에 마음 졸이면서도, 그래도 나를 지키려면 군대와 무기는 필요하지, 하는 생각. 전원근 선생님의 <‘다종'으로 '안보'를 다시 상상하기>는 안보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비인간을 포함한 다종의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지를 잘 이해하게 해주었다. 다종 안보는‘일상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어떤 (비)인간종을 적으로 상정하고, 그것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지식과 실천을 일컫는다. 이는 다시 말해 비인간을 포함한 생명정치적 제거와 배제의 과정이다. 연안 인프라를 건설하고 그로 인한 위험이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과정에서, 감염병을 매개하는 비인간과의 전투에서, 관상용 어항을 판매하고 가꾸는 과정에서 특정한 (비)인간종이 다종 안보의 논리에 의해 통치된다. 오늘날 ‘자원’을 빌미로 한 전쟁과 위협이 증대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국제적 안보 위기의 형태이기도 하지만, 어떤 자연을 자원으로 호명하며 그것을 추출하고, 약탈하고, 활용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다종 안보의 한 형태이기도 할 것이다. 자원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어떤다종적 존재들이 배제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밀려난 시민들, 생태계의 여러 일원들을 들여다보고, 이들의 관점에서 그들이 거주하는 공간의 서사를 다시 쓸 수 있다. 나아가 강연을 들으며 ‘안보의 틈’에 대해 생각했다. DMZ가 의도치 않게 다양한 생명이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된 것처럼, 안보라는 작동 기제는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안보가 미처 모든 것을 제거하고 떠나지 못한 자리, 그 틈들을 확인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보 체제에 대한 일상적이고 내밀한 순응이 아니라, 다종적 관계에 대한 예민함이다. 다종 안보에 의해 밀려난 존재들, 그러나 그 틈에 남아있는 가능성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물론 공존을 위한 답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그 방향과 경로를 꾸준히 가늠해볼 수는 있다. 단순히 누군가를 누군가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말살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신뢰와 돌봄의 관계에서 기꺼이 서로에게 의존하고 침투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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